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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에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말, 믿어도 될까요? 저희 어머니가 인천에서 딱 그 말을 듣고 2016년에 계약서를 썼습니다. 잔금은 무려 9년이 지난 작년에야 치렀고, 처음에 2억이라던 분양가는 어느새 6억이 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에 추가 분담금까지 붙었습니다. 지역주택조합, 성공하면 대박이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조합원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적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피해가 끊이지 않는 건 개인의 실수 때문만이 아닙니다. 구조 자체에 허점이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이란 조합원들이 돈을 모아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아파트를 짓는 방식입니다.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같은 민간 건설사가 가져가는 개발이익을 없애고 저렴하게 집을 마련하자는 취지입니다. 제가 처음 이 구조를 들었을 때는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분양 계약이 아니라 사실상 동업 계약이라는 점입니다. 잘되면 이익이지만, 안 되면 낸 돈 전부를 날릴 수 있습니다.
핵심은 토지 확보 문제입니다. 기존에 지역주택 조합이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일정 요건에 따라 주택 건설 대지의 95% 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정부는 2026년 4월 이 기준을 80%로 완화하는 제도개선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제도 개선안은 법령개정과 시행시점에 따라 실제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현재 적용되는 법령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심 한복판의 땅은 대부분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로 쪼개져 있고, 각 호실마다 토지 지분이 나뉘어 있습니다. 그 모든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땅 한 필지를 온전히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 과정을 지켜보니, 그게 얼마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지 말로 다 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는 조합 설립 이후에도 토지확보와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업무대행사 문제도 있습니다. 업무대행사란 조합 설립부터 인허가, 시공사 선정까지 사업 전반을 대신 처리해 주는 업체입니다. 그런데 일부 사업장에서는 업무대행사의 전문성과 이해관계, 용역계약의 투명성을 둘러싼 분쟁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모집만 해도 수수료를 챙겨가는 구조였으니, 땅을 살 이유가 처음부터 없었던 셈입니다.
추가 분담금(추가 분담금이란 처음 계약한 분양가 외에 사업비 증가를 이유로 조합원에게 추가로 요구하는 금액)도 빠질 수 없습니다. 지역주택조합에서는 사업기간이 길어지거나 토지매입비, 금융비용, 공사비 등이 증가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입 당시에 제시된 분담금만으로 최종 주거비용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현장에서는 34평 기준 초기 분양가 4억 8천이 최종적으로 15억 가까이 뛰었습니다. 세 배입니다. 저희 어머니 경우도 처음과 나중의 금액 차이가 제 예상을 훨씬 벗어났습니다.
토지의 95%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부분입니다. 여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설립 이후에도 토지확보와 사업계획승인과정에서 장기간 지연되는 사업장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지 않는 현장은 극히 드문 사례에 속합니다. 사업이 무산 시는 기납입금을 환급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재개발·재건축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명확해집니다.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은 조합원이 기존에 갖고 있는 땅이나 집이 있기 때문에 사업이 무산돼도 내 자산은 남습니다. 반면 지역주택조합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이 납입한 금액의 환급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조합 재산과 사업비 집행 상황 등에 따라 실제 가능 금액과 기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주택조합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 2026년 제도 개선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국토교통부가 최근 지역주택조합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제목만 보면 꽤 의욕적입니다. 핵심은 사업계획승인 시 토지 소유권 확보 요건을 기존 95%에서 80%로 낮추고, 업무대행사 등록제와 공사비 검증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발표를 처음 접했을 때 사실 반겼습니다. 95%라는 기준이 현실에서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지 직접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아쉬운 부분이 생겼습니다.
매도청구권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매도청구권이란 토지 소유자가 매각을 거부할 때 조합이 법원을 통해 강제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번 개선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매도청구권입니다. 국토부는 업무대행사 등이 사업부지를 일부 보유한 경우에 현재 10년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매도청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일반 토지소유자 토지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토지확보 문제 전체가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개정안은 업무대행사·공동시행사 소유 토지에 한해서만 이 10년 제한을 예외로 두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 지주가 오래 갖고 있는 토지는 여전히 매도청구가 안 됩니다. 80%로 기준을 낮춰도 나머지 20%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은 결국 막힙니다. 실효성 면에서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업무대행사 등록제 도입은 의미 있습니다. 국토부는 업무대행사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등록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개선방안에는 자본금 5억 이상과 변호사와 회계사 등 상시 전문인력 5인 이상 사무실 확보 등의 요건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 등록 기준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없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습니다. 다만 제삼자 명의로 토지를 매입하는 방식의 우회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조합 단독 시행 허용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기존에는 시공사가 공동사업주체로 참여하는 사업장에서 조합과 시공사 사이의 계약관계가 사업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이번 개선에서 조합이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조합과 시공사 간 계약관계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동의할 이유가 없으니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그게 공사비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였습니다. 조합이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시공사는 순수하게 도급 업체 역할만 하게 되면, 시공사들 사이에 경쟁이 생기고 공사비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금 관리 투명성 강화도 체감 변화가 클 수 있습니다. 조합이 자금 인출·사용 내역을 조합원에게 공개하지 않으면 자금 인출 자체를 제한하겠다는 조항입니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공개를 지시해도 조합이 무시하면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었습니다. 이 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면, 제 경험상 가장 답답했던 부분 중 하나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 충원 기준도 달라집니다. 2026년 6월 개정된 시행령에는 일정한 사유로 조합원 결원이 발생해 조합원을 충원하는 경우 조합가입 신청일을 기준으로 자격을 판단하도록 변경됐습니다. 기존에는 조합 설립인가 신청일 기준으로 자격을 판단했는데, 앞으로는 조합 가입 신청일 기준으로 완화됩니다. 이게 실무에서는 조합원 충원을 훨씬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라, 현장에서는 꽤 큰 변화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개정안은 분명히 방향은 맞습니다. 다만 일반 지주 토지에 대한 매도청구권 개선이 빠진 상태에서 토지 확보 요건만 낮춰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주택법 개정은 대부분 2026년 5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제 적용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입법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어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만 국토부가 개선방안 가운데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국회 입법과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실제 현장에서 적용됩니다. 따라서 발표 내용과 현재 시행 중인 법령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의 탈퇴와 환불 문제에 있어서는 조합에서 탈퇴하는 것과 납입금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탈퇴가 인정되더라도 이미 집행된 사업비나 계약 조건에 따라 반환 범위와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납입금 대부분이 이미 사업비로 집행된 경우가 많고, 납입금 반환을 위한 분쟁에서는 계약서 내용과 조합의 사업비 집행 내역, 탈퇴 사유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이미 업무대행사가 모집 수수료를 가져가도록 설계된 경우도 많아, 법적 대응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 변호사와 반드시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분담금이 얼마나 나올지는 사실상 사전에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처음 계약서에 적힌 분양가는 확정 분양가가 아니라 예상치에 불과합니다. 사업계획승인 이후 착공 시점에 확정 분양가가 정해지는데, 추가분담금은 공사비와 토지매입비 사업기간의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입 당시 제시된 금액만으로 최종 부담액을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잘 진행된 사업에서도 추가 분담금 0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재개발, 재건축이랑 지역주택조합이 다른 점을 보면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재개발 재건축은 기존의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권을 가진 사람들이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반면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분담금을 납입해 공동주택 건설을 추진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조합원이 부담하는 위험의 성격도 다릅니다. 지역주택조합은 돈을 내고 입주 권리를 산 것이어서, 사업이 무산되면 납입한 금액 전부를 잃을 수 있습니다. 도시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재개발과 달리, 지역주택조합은 주택법에 근거한 주택조합제도로 운영되며 재개발 재건축과는 적용법령과 사업구조가 다릅니다. 따라서 두 사업을 같은 기준으로 이해하기보다 각각의 토지 확보 방식과 조합원 권리, 사업 추진 절차를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국토부 제도개선으로 기존 피해 조합원도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대부분 신규 조합 또는 아직 사업계획 미승인 조합에 적용되는 내용 위주입니다. 이미 큰 피해를 입은 기존 조합원들이 직접적인 보호를 받기는 어렵고,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적용이 가능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은 별도로 법률 전문가를 통해 대응하는 방법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저는 지역주택조합이 나쁜 제도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구조 자체의 취지는 분명히 있고, 성공한 사업도 존재합니다. 문제는 실패했을 때 조합원이 감당해야 할 피해가 너무 크고, 그 리스크가 계약 전에 제대로 고지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2016년에 가입을 했고 9년 후 잔금을 치렀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은 토지확보와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저의 판단으로는 지역주택조합은 분양 아파트를 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가 될 수도 있는 사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예상 밖의 일을 만납니다. 이 차이를 처음부터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이번 제도개선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는 주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현재 가입을 고려 중이라면, 해당 조합의 토지 확보율, 업무대행사의 실체, 조합 자금 공개 여부를 반드시 직접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지역주택조합 가입 전 확인할 사항
1. 토지확보율 - 단순한 토지사용권원인지 실제소유권인지 구분
2. 사업계획승인단계 - 조합설립인가와 사업계획 승인은 전혀 다른 단계
3. 업무 대행사 정보 - 회사의 실체와 계약 내용 확인
4. 분담금 구조 - 확정금액인지 예상금액인지 확인
5. 자금 집행내역 - 조합원에게 공개되는 회계와 사업비 자료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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